‘통섭’은 ‘학문간 장벽을 뛰어 넘은 지식의 대통합’을 주장하는 책이다. 에드워드 윌슨은 책의 주제를 “본유의 통일성”이라고 밝히며 “지식의 통일은 서로 다룬 학문 분과들을 넘나들며 인과 설명들을 아우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인간 지식이 본래 통일성을 가진다는 전망을 제시하고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모든 지식인이 서로 협력하여 외부 세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근거해 21세기 지식혁명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이 책은 통섭 세계관에 따른 학문의 기초를 세우는 데 무게를 싣는다. 우선 물리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과 철학 종교 사회학 계몽주의 사상사 등 인문·사회과학의 각 분과학문을 관통하는 핵심부터 잡고, 이후 학문간 통합을 막는 자연과학자와 인문·사회과학자의 대립, 몸과 마음의 이분법, 윤리 규준에 대한 경험론자와 초월론자의 논쟁, 유물론자와 유신론자들의 적대 등을 짚고 양자의 종합을 모색하고 있다.
윌슨은 과학, 인문학과 예술이 사실은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분리된 각 학문의 세세한 부분을 체계화시키는 데에만 목적을 두지 않고. 모든 탐구자에게 그저 보여지는 상태뿐만이 아닌 깊이 숨겨진 세상의 질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간단한 자연의 법칙들로 설명하고자하는 시도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반대방향으로 연구하지만 오히려 환원주의에서 추구하는 것과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통섭은 "지식의 통합"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 이론이다. 이러한 생각은 우주의 본질적 질서를 논리적 성찰을 통해 이해하고자 하는 고대 그리스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두 관점은 그리스시대에는 하나였으나, 르네상스 이후부터 점차 분화되어 현재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적 관점으로 볼 때 각 지식의 분야들은 각각의 연구 분야의 활동에서 얻어진 사실들에 기반하고 연구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들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연구 분야의 활동에 의존하는 면이 크다. 예를 들어 원자물리학은 화학과 관련이 깊으며 화학은 또한 생물학과 관련이 깊다. 물리학을 이해하는 것 또한 신경과학이나 사회학, 경제학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 이렇듯 다양한 접합과 연관은 여러 분야 사이에서 이루어져 왔다. 진리의 행보는 우리가 엄격하게 그어 놓은 학문의 경계를 존중해주지 않는 것 같다. 학문의 구획이란 자연에 실재하는 것이 아니며, 학문이란 진리의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우리 인간이 그 때 그 때 편의대로 만든 것이다. 진리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데, 우리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놓은 학문의 울타리 안에 갇혀 진리의 한 부분만을 붙들고 평생 씨름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진리의 행보를 따라 과감히 그리고 자유롭게 학문의 국경을 넘나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세계화는 진리를 추적하는 학문의 영역들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21세기에 들어서며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 통합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 나온 설명한 것처럼 생물학은 생물의 거의 모든 걸 두루 연구하는 박물학, 즉 자연사에 대한 연구로 시작한 학문이다. 그러다가 19세기에 이르면 발생학이 생물학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를 잡는다. 유전학은 20세기에 들어와 멘델의 연구가 재발견되고 분자생물학적 방법론의 도움을 받아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러는 동안 자연사는 꾸준히 넓은 의미의 생태학 또는 야외생물학으로 발전해왔고, 최근에 들어 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성격을 띤 진화발생생물학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이제는 과감히 그리고 자유롭게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실로 서 말의 구슬을 꿰는 범학문적 접근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지 못하고 좀 의문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통섭이 지닌 과학 환원주의적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윌슨의 통섭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물리적 법칙으로 단순화시키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옮긴 최 교수는 ‘지식의 대통합’이라 했지만 ‘과학으로 모든 학문을 통치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른다는 윌슨과 최재천 교수의 통섭은 거의 전적으로 그들이 구축한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만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며 인문학과 만나려고 한다. 이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그들이 주로 연구하는 분야가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보니 그런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기준은 그의 논적이었던 굴드와 그 밖의 다른 생물학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경세포의 연결망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라면 이 세계를 수많은 개체의 연결망으로 볼 가능성이 높고, 체내 환경과 체외 환경을 중재하는 면역계를 연구하는 면역학자는 생명 과정을 나에 속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 생성되고 변화하는 관계로 파악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진화생물학에서 발견된 사실들은 인간 사회로 쉽게 번역되지만, 신경학이나 면역학의 사실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차이가 있다. 진화생물학은 개체 생명을 다루지만, 신경학과 면역학은 개체 내부의 미시적 현상을 다루므로 거시 세계로 번역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들의 의미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시도들이 활발한 것도 사실이다. 사회생물학에서는 주로 동물 세계에서 발견된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인간 사회를 ‘설명’하려고 하지만, 이들 연구에서는 주로 인문학의 시선으로 과학적 사실을 ‘해석’하고 사람들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진정한 지식의 대통합을 위해서는 삶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 과학적 사실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이 모순 없이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반성을 거친 과학, 과학적 사실을 녹여낸 인문학, 그리고 그 둘의 자유로운 소통이 학문 통합의 전제 조건일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인문학은 과학의 장식품으로 전락하거나 또다시 각각의 분할된 상아탑에 자신들을 가두어버릴 것이며, 과학 또한 사람이 아닌 자본과 권력에 봉사하는 도구적 지성으로 타락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지배적 담론을 꿈꾸기 전에 먼저 과학과 인문학이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어쩌면 ‘사물에 널리 통한다’는 통섭보다는 ‘언뜻 보기에 서로 어긋나는 뜻이나 주장을 해석하여 조화롭게 한다’는 의미가 더 우선이고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나친 세분화로 점점 파편화되는 지식추구에 대한 반성은 필연적으로 지난날들과는 다른 방향에서의 지식활동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분과학문이나 전문분야의 독자적인 연구나 탐구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위기의식이 공유되는 것. 분석의 시대를 넘어 종합의 시대를 맞아, 과거와는 다른 방법으로 전문성을 기르는 방법이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한 우물을 파되 자신이 판 우물에 스스로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깊게 파되 주변 전공분야와의 다양한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깊이 있는 통찰력과 함께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동시에 가져야 된다는 문제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전문분야별로 파편화된 지식을 융합, 다른 전공 분야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통합적인 안목을 겸비한 전문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현실이다. 세부적으로 쪼개진 협소한 지식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와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로 어마어마한 도전과제가 아닐 수 없다. 통섭은 국내에서 융합이라는 뜻을 지닌 보편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통섭’이라는 말처럼 흔해진 단어도 없는 듯하다. 통섭 개념의 수사학적 아름다움에 도취돼 이것저것 아무거나 섞으면 통섭이라는 식의 착각과 오해가 횡행하고 있다. 통섭이란 큰 줄기를 잡다, 즉 서로 다른 것을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뜻이다. 윌슨의 본래 문제의식은 생물학을 중심으로 다른 학문을 대통합하겠다는 의도였다. 일종의 생물학적 통섭이며, 생물학으로 학문을 통합하려는 환원주의적 통섭이었다. 그러나 지식의 대통합은 이루어졌는가? 아니 더 근본적으로 따져 물어보면 학문적 다양성을 굳이 하나의 학문으로 통합할 필요성이 있을까? 어떤 철학자는 “실재는 하나지만, 그에 대한 기술은 여럿이고 여럿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서로 다른 수많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러해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을 피력한 바 있다. 통섭이 본래 지향했던 ‘지식의 대통합’보다는 다학문적 협동연구나 다학제적 연구로 오용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처럼 윌슨이 주장한 통섭은 본래의 의미와 다르게 현실적으로 오해되고 오용되어 온 것 같다. 융합이나 통합 등의 통상적 의미를 뜻하는 신조어로 인식하면서 용어 자체가 주는 신선함과 새로움에 끌리는 현상으로 부터 발생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통섭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재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는 물론 실제적으로 이렇다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벽을 허물고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면서 두루 통하려고 했던 통섭은 결국 서로 간에 말만 앞선 통증만 남기고 말았다. 다른 학문적 영역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원활한 ‘소통’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각자 자기 전공에 대한 강한 옹호와 타 분야에 대한 낮은 관심으로 서로 간에 소리 높여 ‘호통’을 치다보니 ‘불통’되고 울화통이 터지는 형세가 된 셈인 것이다. 한 가지 분야만 깊이 있게 아는 전문성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이 제기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지식의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관점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통섭에 대한 학문적 논의와는 다르게 실제적으로는 자기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성을 기본으로 자기 분야와는 다른 분야를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한 가지 전문성으로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영역을 학문적 경계 넘나들기나 지식융합을 통해 보다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려는 실제적인 접근으로 논의가 귀착되고 있다. 결국 통섭은 학문적 이상으로 제시된 개념이지만 현실적으로 학문적 접목이나 융합을 통해 인식지평의 확대나 인식 깊이의 심화로 그 의미가 변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듯 보인다. 결국 통섭은 하나의 이상으로 남아있고 현실은 통섭과는 거리가 먼 융합적 안목이나 접근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이전과 다른 설명력과 이해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섭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분야가 다른 학문간 공감과 소통, 융합과 창조가 일어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주의해야 될 사항은 자기 학문 우월주의와 타 분야에 대한 무관심이다. 인문학과의 만남을 강조하는 과학자들, 과학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인문학자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상대에게 내 지식을 가르치겠다는 교사의 태도가 아니라, 낯선 문화를 탐구하는 여행자의 태도하고 한다. 학문 분야 간에는 우열이 있는 게 아니라 인식과 관심이 다르고 수준과 차원이 다른 것이다.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포섭하거나 통섭하기보다 각각의 전문성으로 상대의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호혜적 관계가 존재할 뿐이다. 진정한 의미의 지식융합은 분야가 다른 전공이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을 주면서 한 가지 틀에 갇힌 좌정관천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한 분야가 다른 분야의 밖에서 지적 자극을 주고 가르치고 또 때로는 위치가 역전되어 가르치고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치는 융합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의미의 지식융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분야가 전혀 다른 이질적 학문분야를 어느 하나의 학문분야로 통섭하려는 노력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각각의 학문분야가 추구하는 목적과 문제의식을 존중하고 주어진 현상을 보다 다양한 관점을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식관심의 차원을 달리하거나 궁합이 맞지 않는 아무거나 이것저것 섞으면 아무것도 나올 수 없다. 뚜렷한 문제의식과 목적의식을 기반으로 창조하고자 하는 지식의 원형과 큰 그림을 그릴 때 비로소 차원이 다른 새로운 지식이 창조되는 것이다. 전공의 틀에 갇힌 사고를 해서는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통찰력을 얻기가 어렵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지금 몸담고 있는 영역 밖으로 나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경계를 넘어야 경계 밖의 세계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평융합이라는 개념은 우리 사회에 가르쳐주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지평융합은 단순한 합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입장이 보다 고차적이고 명료화된 관점으로 종합되는 것과 같은 헤겔적인 의미의 변증법적 종합의 개념이다. 이질적이고 친숙하지 않는 것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한 차원 고양시키는 도야의 과정인 지평융합은 분야가 다른 전문 분야 간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수평적 사고방식의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통합적 지식인 정약용의 학습법과 그의 연구서 그리고 그러한 다산의 생활태도나 마음가짐에 중점을 두고, 총체적으로 인간 정양욕의 대한 것부터 그의 연구방법, 연구업적, 시대를 앞서간 그의 재능과 열정을 담으면서, 책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나에게 충고를 주고 있었다. 그는 독서에서 푹 젖어듦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빨리 많이 읽기만 힘쓰고 의미를 살펴보고 따져보아 깊이 젖어들지 않는다면 소나기가 잠깐 땅 위를 휩쓸고 지나간 것과 다름이 없듯이 나의 것으로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그는 단지 지식만을 요구하지 않았고, 우리의 마음가짐, 사람됨을 먼저 요구했다. 또한 독서에는 모두 방법이 있어서 나에게 보탬이 안 되는 책을 읽을 때는 가볍게 물 흐르듯이 읽어도 괜찮으나, 사회와 나에게 보탬이 되는 책을 읽을 때는 단락마다 철저히 이해하고 가볍게 읽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은 내가 그 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었던 고민들을 해결해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언제나 머릿속에 남길 필요도 없는 것이고 나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만 깊게 이해하고 오해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그저 읽기만 하면 비록 하루에 백 번 천 번을 읽는다 해도 안 읽은 것과 같고, 부족한 것은 익히고 필요한 것은 배우고, 그 배우는 자리에서는 체면을 따져서는 안 된다는 조언들은 나의 수험생활을 떠올리게 했다. 재수할 때 그 형편없는 영어실력을 메우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고민하고 불안해하다가 결국 정말 기초부터 나 혼자 다시 빠르게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부분을 강사에게 직접 묻기가 너무 부끄러워, EBS 질문 게시판을 정말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더 열심히 혼자 공부를 했고 어느 정도 틀이 잡히고 나서는, 모르는 부분은 바로 수업이 끝나자마자 물어보고 익혔었다. 나의 공부법들을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니 다산이 말한 부지런히 메모하고, 쉬지 말고 적는 것과 같은 지식 경영법들을 이미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것과 저것을 근거 없이 뒤섞거나, 저기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여기에다 적용하면 실패하게 된다는 점 또한 나의 무수한 수학문제 풀이 경험과, 여러 사업 실패 사례 분석을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지식의 위험성도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었다. 요즘 인터넷에 매일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서점에는 제목도 훑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책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내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이며, 과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무엇이고, 그 정보를 어떻게 찾을 것이며,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할 때가 많았다. 다산은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질을 올바로 판단할 줄 아는 혜안과 올바르게 자신의 주관적 좌표를 잡지 못한다면 혼란만 가중시키는 상황이 발생될지도 모른다고 일깨워 주면서 정보를 장악하고 관리해서 활용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알려준 것 같다. 꾸준히 성실하게 지식을 습득하고 관리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엄청난 지식들의 공통된 영역 속에서 하나의 커다란 지식의 범위를 구성하고 있지 않을까 믿어본다. 이를 위해서 지식의 핵심가치파악은 왜 해야 하고,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파악하면서, 공부를 함에 있어 단순히 정보획득차원과 정보이용차원의 독서는 지양하고 나만의 올바른 식견을 기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돌아가는 것이 결국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고, 흔들리지 말고 차근차근 근본을 배워나가는 것이 결국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다산의 지식 경영법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목표와 공부, 그리고 독서에 대한 내 자세 등, 그의 삶 전체를 통해 새롭게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감탄, 감동 그리고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다산 선생의 엄청난 저술과 그 다양하고 추앙받는 작업들의 치열함에 감탄했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굴복하지 않은 여유와 의지, 공복으로서 백성과 나라를 위하는 자세, 학문에 대한 열정과 열린 마음에 감동했다. 문득 다산의 이 지식경영법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다산 선생의 지식경영은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가장 명확하게 알려주었고, 정보를 장악하고 활용했던 다산 선생의 삶은 나에게 역할모델로 자리 잡았다. 간간히 다산의 인간적인 모습들과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의 솔직한 마음 그리고 집요함을 넘어서 지나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구와 논쟁에 빠져드는 다산의 여러 철두철미함과 치열함을 보여주던 것 같다.
이 책은 제스처 뿐 만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굳이 말로써가 아닌 행동과 표정, 단순한 동작으로 인간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는가? 이런 물음을 받으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대다수는 가끔 상식 문제라던가, 특이한 것에 대한 퀴즈로 나오는 것들만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었을 뿐이다. 인간은 말을 안 하면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이 드러나지 않으리라 착각하지만 그건 분명히 틀렸다. 우리의 손과 얼굴표정은 우리의 목소리 못지않게 다양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온몸으로 말을 하기에, 인간의 온 몸이 전부 ‘날 읽어 달라’고 하는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언어는 누구나 유창하게 구사하지만, 남의 언어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표현법인 것이다. 단순하게 그저 흥미롭게만 봤던 패턴들도, 이 책을 보니 그것은 모두 인간만이 지닌 고유의 행동 코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스처를 비롯한 인간 동작의 기원은 그에 의해 범주화되고 있지 않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동물적 본능으로부터 유래되는 것, 문화생활 속에서 습득되는 것, 역사적으로 오랜 연원을 가지는 것 등이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양식들은 대부분 의식적으로 형성된다기보다 무의식적으로 형성되고 학습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흔히 사용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행위가 생략되거나 부자연스럽다면 우리의 일상생활과 교제는 몹시 불쾌하고 불만족스럽게 될 것이기에, 따라서 상대에 대한 감정의 배려와 원활한 생활의 영위를 위해 이러한 행동양식을 이해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작, 제스처, 말의 리듬을 강조하는 동작, 유도사인, 긍정과 부정의 신호, 인사표현, 지위표현, 영역행동, 장벽신호, 위협신호, 신체장벽, 성신호, 휴식행위까지 60가지 이상의 의사전달 신호를 보면서, 인간은 추상적인 사고나 제작 행위에서는 진보했는지 모르지만 충동이나 동작에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유전적 계승, 자기발견, 사회적 동화, 계획적 훈련 등 4가지 방법으로 획득해온 동작은 우리가 동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나 역시 사람을 동물로 간주하는 것이 결코 사람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고 본다. 호모 사피엔스는 영장류에 속하는 하나의 종이며,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생물학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 생물일 뿐인 것이다. 이는 식당에서 그릇이 나올 때, 사람들을 둘러보면 모두 음식에서 시선을 때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수 만 년 전 원시인들이 동굴 속에서 음식을 배분할 때 느꼈을 그 처절한 욕망이 현 시대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었다. 나는 책을 완성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작의 이유는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 나의 행동을 늘 돌이켜 생각해보고 항상 의도를 추론하고 분석하는 습관이 있다. 아주 사소한 단어나 어절의 변화이지만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와 내가 이렇게 반응하면 상대방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늘 예측해보면서 행동하고 사고한 결과 얻어낸 소중한 기술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아주 완벽하지는 않아도 이제는 상대방이 말하는 태도와 어조를 바라보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고 숨어있는 화자의 의도를 거의 정확하게 짐작가능하다. 나의 오만한 태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 화자가 하는 행동과 말을 들어보면 십중팔구는 나의 예상이 맞았던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나의 경험들을 토대로 의도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말을 바꿔서 연기 하는 경우가 상당히 자주 있는데, 상대방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나의 가장 본래적 의도에 맞게 따라오곤 한다. 아주 사소하지만 효과는 크게 달라지는 이러한 화법과 행동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상대를 속인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나는 아주 유용한 협상전략으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로 겉으로 드러내지도 않을뿐더러 이런 기술들을 더 발굴해내고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힘쓰고 남들보다 몇 보 더 앞서나가 사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멀리서 보면 틀이 없이 너무나 다양하고 때로는 의미가 전혀 없어 보이는 것 같지만, 가까이서 관찰하고 지켜보면 일종의 정형화 된 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이런 분석은 의사소통을 더 원활히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넛지처럼 눈에 안 보이는 가벼운 터치로 상대방의 행동에 부드럽게 개입하여 약간의 통제권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이렇게나 공감이 잘 가는 책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질 만큼 너무 재미있게 봤고,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을 결합되어 인체신호의 새로운 실마리를 앞으로 풀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으나, 오히려 건강에 불이익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수많은 인터넷 자료가 뒤섞이면서 우리들의 기억 속에는 ‘이게 좋다고 했었나, 아니었나?’ 계속 의문이 들고 결국은 과거에 했던 행동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행동 판단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려고 해도 그 정보가 언제 나온 자료인지 확인을 할 수 없고, 여러 불확실한 정보가 뒤섞여서 결국 포기하게 되는 과정은 비전문가인들에게는 익숙한 현실이다.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 문제가 생기는 음식물들도 많고, 유전자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백신의 부작용도 존재하는데 이러한 사람들이 블로그 같은 여러 사람들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논란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출처가 확실하게 공개가 되지 않기도 하고, 요즘에는 정보생산 기능을 누구나 가능해졌기 때문에 사람별로 케이스가 다른데도 모두에게 적용되는 새로운 사실인 마냥 공개되어,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A정보와 B정도가 상충되어 무엇을 믿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얼마 전에 한동안 유행했던 육류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고지방 다이어트 들이 바로 그 근거가 된다. 모든 정보마다 출처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지 않는 이상, 이제는 어떠한 정보도 믿을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심지어 전문가들이 공개하는 연구들조차 전제조건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결과의 차이로 상충되는 결과들이 많아 이제는 전문가 집단의 연구조차 믿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들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이 사람이 쓴 글을 정말 100%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로도 말이다. 너무나 다양한 이익집단들이 얽혀져 있다 보니 서로의 주머니를 챙기기 위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억지를 부리면서 문제가 더 악화되는 게 아닌가 생각 한다. 이 책을 재미있게 본 이유 중에는 내가 가지고 있었던 주워들은 개념들이 가짜라고 밝혀짐에도 있었다. 그중 특히 거짓이라고 생각 못해봤던 ‘인간은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 재미있었다. 이 거짓 정보는, 우리가 평생을 10%의 뇌만 사용한다는 말 때문에 나의 잠재의식을 깨우면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하고 더 큰 목표를 꿈 꿀 수 있도록 도와준 장점도 있었다. 나는 이러한 속설을 아인슈타인도 말했고, 수많은 책과 기사와 블로그에서 접했기 때문에 당연히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90%의 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현대 과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의 혼수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임을 알게 된 후, 정말 인간은 정보의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내 눈에 많이 접하고 머릿속에 많이 들어왔던 내용을 사실로 믿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경험하자, 영화에 많이 나오는 장면들이 우리의 무의식속에 잘못된 정보들을 너무나 많이 심어주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경계하는 태도를 지닐 수 있게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건강의학 정보들을 접하고 몸에 좋다는 기사가 나오면 다음날 마트에선 그 상품이 품절 되는 게 보통이다. 모두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 생각 없이 그동안 남이 말한 것들을 믿고 와전시키며 맹목적으로 따라왔던 의학지식들을 다시 되짚어 보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불량의학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신문과 방송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잘못된 의학논문을 이용해 그릇된 기사를 작성하지 않도록 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주제로 한 건강관련 도서들이 출판되지 않도록 법으로 철저하게 통제해야 한다. 또한 우수한 의학 도서를 전문가 집단에서 정확하게 판단해서 공개하고, 비과학적 태도의 혼탁한 도서는 분류를 다르게 해야 할 것이다. 의학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그 많은 정보 중에 정확한 정보를 뽑아서 익힐 수 있도록 평가도구를 널리 보급시키는 노력도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한의사가 되어서 의학정보 관련 논문을 제대로 정확하게 읽어보고, 연구방법이 시뢰가 높은 것인지 잘 살펴 연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그릇된 정보로 인해 남들이 어떤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상상하면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러한 걱정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틀린 정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불량의학정보를 알리고 논의하면서 정보가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이 노력하고 포럼에도 꼭 참가를 하며 좋은 정보를 양산하여 불량정보를 덮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의사유감]과 [메디컬 스캔들]은 개정판이기에 이름만 다를 뿐, 책 내용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의사유감/베르너바르텐스/박정아/알마
메디컬스캔들/베르너바르텐스/박정아/알마
이 책은 독일에서 의사로서 경험을 하면서 혼란스럽고 화가 나게 했던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외국이나 한국이나 문제가 되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수학원에서 강사들도 “저런 애들이 의사를 한다면 정말 만나고 싶지 않다”라고 할 정도로 도덕정신은 형편없는데 공부만 잘한 메디컬 학생들이 많은데, 그런 애들이 환자를 대할 때 어떤 생각으로 어떤 행동으로 어떤 말을 할지 굉장히 걱정스럽고 해당 환자가 느끼는 감정에 벌써부터 동정과 미안함이 생긴다.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서 과거 내가 겪고 불만을 품었던 경험들이 많이 떠올랐다. 의사가 너무 무능력해서 답답해 미칠 것 같은 경우도 있었고, 우리 가족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적도 많았고, 지인의 할머니는 정신 나간 전문의 오진 때문에 10년이나 잘못된 정신과약을 처방 받은 적도 있었다. 전부 자기 책임을 다른 의사와 다른 진료과로 책임을 넘기기 바빴고 바쁜척하기만 하니 의사에 대한 불신만 가득해졌을 뿐이었다. 그저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이라 오진을 하더라도, 환자의 불안감을 이용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바빴다. 물론 의사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하면서도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같이 걱정한마디 해주고 전에 한 말과 이름을 기억해주는 분들도 있었다. 가벼운 공감 한마디인데 의사에게 신뢰가 쌓이는 느낌이 들었고, 대기 환자가 정말 많은데도 5분 10분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을 보며,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더라도 재방문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대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어떻게 해야 환자를 더 많이 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이제야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다. 전에는 기사를 보며 3분 진료 불만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3분이면 할 것들 다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었었다. 또한 의사의 공감능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왜 필요한가? 가볍게만 생각했지만, 경험을 돌이켜보면 그 짧은 한마디인데도 나의 고통을 알아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호감과 신뢰가 생겼고, 큰 문제만 없다면 그 병원에 다시 방문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아주 무례하고 오만한 의사. 서로의 책임을 미루는 의사, 역겨운 망나니 같은 의사들에게 환멸이 났다. 정말 상당수의 의사만 없었다면 의학은 너무나 훌륭한 학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한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정말 무겁고 무서운 말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정말 쉽지가 않다고 여긴다. 그러나 의학은 완벽하지 않고 인체는 의사의 손안에서 100%마음대로 작동하지 않기에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이처럼 의사가 완전히 온힘을 쏟아서 치료를 했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책에 나온 대로 수술을 게임처럼 의사 간 승부로 생각해 결국 환자를 사망으로 이끈 의사들은 아주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학적 연구를 위해 환자에게 다른 거짓 이유를 대면서 긴급한 치료를 며칠 미루게 하는 등의 아주 이기적이고 역겨운 인간들은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의 자질이 한참 부족하다고 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자를 속이면서 상태를 악화시키는 이들의 무책임하고 소름끼치는 행동을, 치료를 받게 되는 그 환자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보복할 것인지 두렵지도 않은가. 상당수의 의사라는 작자들은 너무 자신의 지위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오직 수소의 의사만이 고된 노동과 집중력으로 신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을 뿐, 상당수의 의사는 아주 기본적이고 돈이 될 만한 일들만 하는데 오히려 이들의 권위의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만 있다. 수많은 환자를 봐서인지 원래 그런 인성인지 모르겠지만, 질문을 하면 귀찮아하기도 하고 반말하기도 하고 정말 돈을 벌기 위해 치료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행동을 많이 한다. 분명히 환자는 의사를 신뢰할 수 있어야 회복이 빨라지고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장사꾼들에게 과연 환자는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다양한 의사를 만나보고, 내가 나중에 환자의 절박함과 병의 수준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불능력이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의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면서, 상인이 되는 의사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의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해둬야 한다고 다짐했다. 진심으로 돈만 밝히는 쓰레기 같은 의사가 될 바에는 임상의를 그만두고, 차라리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가를 하는 것이 환자와 나를 위해 좋은 선택이다. 배운 내용을 잘 이해하여 진단을 잘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감정이입을 하고 사회봉사를 하면서 배려능력을 잃지 않도록 힘쓰는 일도 환자와 나를 위해 필수적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중반까지는 읽어도 계속된 저자의 불확실한 의견 때문에 안락사의 지지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었으나, 후반부에서 하나님의 생명을 스스로 끝낼 수 없으니,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안락사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안락사 운동이 세속적 현상에서 생긴 것으로 보고, 영혼의 성장을 독려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영혼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은 모두 구체적인 현실이지 추상적이고 고상한 개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나와 같은 의견도 여러 번 나왔지만,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람을 ‘모든 것을 스스로 통제하고 떠나려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삶의 문제에 대한 고통을 이겨내면서 배우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저자의 생각이 완전히 틀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고통의 과정 속에서 얻는 배움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여기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성인군자도 아니고 모든 것을 배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고귀한 배움이기에 그렇게 큰 고통을 감수하면서 까지 이겨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의 말대로 죽음도 삶의 과정 중 하나인 것은 동의하지만,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안락사를 자처하는 것이 자살과 같은 죄로 여길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완전한 종교적 신념에 휩싸여 글을 쓴 것만 같았고, 하나님이 주신 육체라는 그 믿음의 이유 때문에 인생의 종착지점이 망가질 필요는 없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감히 타인의 인생전체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해 온 만큼 앞으로도 죽음과 안락사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변하리라 믿는다. 현재 안락사에 대한 논의는 옳다 그르다 이분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나는 그 경계는 아주 모호해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난치성 질환의 치료과정이 죽을 만큼 고통스럽고 현재 상태가 극히 치명적이라면 인위적인 생명 유지 장치와 과도한 의료조치를 중단하는 것도 정당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위험한 비탈길’에서 말하는 바와 달리 조력자살을 하나의 권리로 인정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가통증조절기처럼 내 몸의 문제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주어져 있다는 생각은 환자에게 커다란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PCA가 안 되는 약물 사용에서 환자의 심리적 불안감과 함께 고통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치명적 고통의 환자에게 의사의 역할은 완치가 아니라면 적어도 통증은 줄여줄 수 있어야 하지만, 관료제에 따라 대형병원에서는 아무리 아프고 죽어가도 원무과부터 차례대로 접수하라고 하며, 고통스러워 진통제를 요구하는데도 아직 주사시간이 아니라며 그냥 지나쳐간다. 의사의 입장에서 안락사, 보호자의 입장에서 안락사, 환자의 입장에서 안락사는 모두 다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라 본다. 생사를 판단할 때는 감히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더욱이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육체적인 문제만을 바라보며 결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의식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생명의향서를 쓴다한들 마지막 선택의 상황에서 실제로 그 사람의 선택이 변함없을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또한 가족과 의사의 뜻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에, 이 종이가 나의 선택을 100% 지지해준다고 볼 수도 없다.
말기 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은 과도한 조치,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지고 이러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결과는 그리 크지 않다. 완치를 위한 고통스런 과정이라면 견뎌내고 받아들일 사람들은 많겠다만, 일시적인 효과뿐이라면, 그저 환자를 통해 매출을 내기 위한 대형병원의 역겨운 만행이라면, 환자는 수명연장 10%와 거대한 고통을 정말 바꾸려고 할까. 안락사에 대한 토론도 하고 인간 존엄사에 대한 기사도 많이 읽어봤지만,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자신의 경험사례를 나열한 것을 보며 새롭게 생각해보고 느끼게 된 점도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죽음을 지켜볼 수 있었고, 나의 마지막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한번 상상해보면서, 사고사가 아닌 한 사랑하는 사람들과 죽기 전에 서로 인사하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령화 시대에서 우리의 건강은 마냥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고 꾸준한 운동을 하며 내 몸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호상이라는 말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용될 것인지 아니면 안락사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이 바뀌면서 시대 흐름에 맞춰 다르게 사용될 것인지 궁금하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S 시리즈와 아이폰XR의 재고 증가에 대응해 아이폰 생산량을 기존 계획보다 더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시장 침체와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분쟁 영향으로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1' 시리즈의 판매 전망도 밝지 않다. 아이폰 xs출시 3개월 만인 1월 초에 애플 주가가 40%하락했다. 멀티테스킹도 안되는 200만원의 아주 고가의 휴대폰 출시후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1주당 233$에서 142$로 하락했다. 시가총액 1200조에서 700조원으로 500조원이 감소했다. 6년간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세 빼앗기며 3위로 내려갔다. 문제는 너무 높은 가격대, 급속충전이 안되어 충전에 3시간이 걸림, 급속 충전하려면 충전기를 새로 구입해야함, 페이불가, 통화녹음 불가, NFC불가, 교통카드 불가, 멀티 윈도우 불가, 다이렉트 차일전송 불가, tasker로 rutine 설정 마음대로 불가, 자기만의 테마설정 불가, 똑같은 아이콘과 구성, 폰트변경 불가, 단축번호 설정불가, 연락처 초성검색 불가, 예약문자 보내기 불가, 문자가 밀릴 때 자동 글자 삭제, 공인인증서 등의 호환성 문제, 촬용중 카메라 사진찍기 비율 문제, 무선충전 빈약 등으로 너무나 많은 불편이 따른다는 점이다. 팀쿡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혁신이 사라졌다고 볼수 있다.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서 팔아먹을 수 있을지 궁리를 할뿐, 더 이상 새로운 혁명을 하려 하지도 않고 관심이 없다고 한다. 물론 중국과의 무역전쟁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큰 문제는 기업 자체의 혁신도 없이 수년째 비슷한 모델만 출시하며 가격만 올리는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긴 것이다. 고가의 악세사리로 수익을 올리고, 거품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소유 비중이 늘어서 새롭게 구입하는 소비자가 감소한다는 것을 고려해도, 애플의 여러 판매 부진 실적을 보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애플의 고가 감성 마케팅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새 아이폰의 제품 경쟁력마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퀄컴이 애플과의 특허소송 중에 신청한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중국이 애플 아이폰 판매 및 수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중국에서 애플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아이폰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데다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도 약화되고, 전체 판매량의 20프로를 차지하는 중국에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할 것으로 판단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019 하반기 신모델 출시 이후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역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되는 아이폰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애플이 새 아이폰 판매 확대를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로젠블라트는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계속 점유율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애플의 위대한 독재자, 스티브 잡스 이후 CEO가 된 팀쿡의 리더쉽◆
절대적이었던 어떤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사라지고 난 뒤, 권력을 계승한 지도자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팀 쿡은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리더십을 전파하려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애플의 혁신을 지속했다. 팀 쿡은 자신을 찾아오게 만드는 ‘흡수의 리더십’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재 ‘애플의 조용한 혁신의 지배자’이다. 팀 쿡은 그동안 스티브 잡스라는 독재자에게 집중되었던 권한을 분산했다. 팀 쿡은 애플을 강력한 일인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변화시킨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리더십이 강하게 발휘된 것은 ‘애플의 사과’였다. 팀 쿡은 새로운 운영체계 iOS6의 오류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또한 구글과의 오랜 전쟁도 종식시켰다. 이 또한 평소 안드로이드를 증오하던 스티브 잡스라면 있을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이는 더 이상 팀쿡이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가 아님을, 그의 유산으로 먹고사는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렇게 애플은 점차 팀쿡화 되기 시작했다.
*아래는 TIMES 기사를 번역한 것을 인용했다*
[스티브 잡스가 직접 본인의 후계자를 뽑기는 했지만 두 사람은 정 반대의 성격으로 보입니다. 잡스는 목소리 크고, 자신만만하며, 예측할 수 없고, 방해받지 않으며 면도도 하지 않습니다. 반면 팀 쿡은 애플의 CEO라기보다는 애플 제품과 비슷한데 조용하고 깔끔하며, 조심스럽게 관리받은 것처럼 보이고, 꼼꼼하게 정비되었으면서도 이상하리만티 따뜻하고 매력적입니다. 쿡의 희끗한 머리는 마치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해 선 넣은 알루미늄으로 중국에서 제작한 것이라 생각될 정도로요. 쿡은 애플 제품처럼 부드럽고 빠르게 잘 행동합니다. 쿡은 이런 일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냈습니다. 잡스는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번개같은 눈썹을 부라리며 자신에게 동의하거나 제발 그만하라는 생각으로 동의하는 척 할때까지 윽박질렀습니다. 쿡은 남부지방의 느리고 부드러운 말투로 상대를 설득합니다. 그는 상대에게 찾아가지 않고 상대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 상대가 찾아오는 이유는 의무가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입니다. 잡스 또한 그런 접근법을 원했습니다. 잡스는 쿡이 자신의 모방품이 아니기를 바랐습니다. 쿡은 "스티브가 말하길 '오늘부터, 절대로 내가 뭘 하려 했을까를 묻지 마. 올바른 일을 해'"라고 말했습니다. 쿡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기술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 그런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하는 게 알맞다고 기자는 평가했습니다. 2012년에 많은 혁신적 제품을 내놓았지만 점증적인(incremental) 혁신의 성격이 강합니다. 보통 회사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이것만으로 애플이 지금의 위치를 이룬 것은 아닙니다. 애플의 핵심은 약진으로서,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거나 깊이 파지 못한 시장 - PC,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스마트폰, 타블렛 - 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다음 목표는 TV일지도 모릅니다. 쿡에게 애플의 그런 수법이 계속될 것이냐고 묻지 그는 웃으면서 "예. 물론이죠."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쿡의 내면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예측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내놓고 새로운 것에 집중하게 될 때 우리 모두는 잡스가 그에게서 봤던 무언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팀쿡의 리더쉽, 애플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
팀쿡과 스티브 잡스를 구별 짓는 차이점은 명백하다. 첫번째로 팀쿡은 스티브 잡스처럼 호통치지 않는다. 두 번째로 팀쿡이 미래를 내다보는 방식의 카리스마를 내뿜지 않는다. 팀쿡과 스티브 잡스는 공통적으로 근면하며 고집이 있다. 따라서 팀쿡 체제하에서 적어도 애플이 방만하게 흘러가거나 느닷없이 비틀거릴 이유는 없다. 팀쿡 체제하의 애플은 최대한 스티브 잡스가 있는 것처럼 움직일 것이다. 커다란 전략에서는 잡스가 세워놓는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움직일 것이다. 남아있는 인재들의 활약과 이어지는 전략에 의해 애플제품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큰 문제는, 팀쿡의 애플은 마치 하드웨어가 바뀌지 않는 애플 제품을 운영체제만 바꾸어가며 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점차 새로운 제품이 나올수록 근본적인 하드웨어의 변화가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점점 참을 수 없을 만큼 답답하고 느려진 느낌을 받게 된다. 때로는 호되고 강하게 몰아치는 리더십이 변화를 주고 구성원에게 긴장을 심어준다. 강력한 변화의 원동력은 위기감에서 나온다. 팀쿡이 잡스에 비해 빠진 점이 바로 이 위기감이며 애플에는 현재 그런 역할을 해줄 다른 경영진이 없다. 디자인에 한정해서는 조나단 아이브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영향력은 그저 디자인 뿐이다. 아이브는 운영체제를 만들 수도 없고, 하드웨어를 설계할 수도 없다. 결론적으로 팀쿡의 리더쉽은 애플을 한동안 전성기로 이끌겠지만 서서히 하향곡선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또다른 타입의 리더쉽을 가진 인물을 영입하든가 키워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내가 보는 지금 애플의 현실이다.
*목차 1. 서정진의 셀트리온 창업스토리 2. 셀트리온의 성공요인 3. 서정진의 기업가 정신 4. 셀트리온의 성장성 4가지
<서정진의 CELLTRION 창업 과거-현재-미래 스토리>
대우자동차에서 서른넷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승장구하던 서 회장은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42살 1999년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취업이 안 돼 술독에 빠져 살다가 뭐라도 해보자고 대우자동차 동료 6명과 벤처기업 넥솔을 차렸다. 돈이 될 만한 사업은 모두 손댔다. 경영 컨설팅, 식품 수입업, 장례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잇단 좌절 속에서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고가의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풀리면 효능과 안전성은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낮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사업이었다. 바이오 전공자도 제약 회사 출신도 아닌 서정진은 2000년 바이오 메카인 미국 샌프란 시스코에서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바이오텍을 창업하고, 바이오 기업 제넨텍에 찾아가서, “2015년이면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니, 그 전에 의약품수탁생산(CMO)을 해줄 테니 기술을 이전 해 달라”고 제안했다. 제넨텍은 당시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의약품 허셉틴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기에, 아무 것도 없는 동양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제넨텍이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자신을 무시하고 만나주지 않았기에, ‘내가 너의 경쟁 상대가 되고 말거야’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창업할 때 아내가 건네준 종자돈 5000만원은 수중에 거의 남아 있지 않았기에,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싸구려 모텔을 전전했다. 낮에는 바이오기업을 찾아다니고 밤에는 샌프란시스코만 피어39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접시 닦기 아르바이트를 했다. 세계적인 석학 토머스 메리건 에이즈연구소장을 매일 찾아갔지만 번번이 문전박대 당하다가, 보름째 되던 날 마음을 연 메리건 소장에게서 제넨텍 계열사 벡스젠에 추천서를 받을 수 있었다. 넥솔바이오텍을 창업한 지 1년 뒤인 2001년 서 회장은 벡스젠과 기술제휴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벡스젠이 개발하던 에이즈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한국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다음해인 2002년 셀트리온이 탄생했다. 2003년 투자금을 끌어모아 인천 송도 간척지에 5만L 생산 규모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완공을 1년 앞둔 2004년 에이즈 백신의 임상 3상이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렵게 투자해 지은 공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처지였기에, 부도를 막기 위해 은행이란 은행은 모두 찾아다녔다. 심지어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돈을 빌렸고, 각서를 하도 많이 써서 명동 사채업자들이 더 떼어갈 장기가 없다고 할 정도였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자살을 결심했다. 보름만 더 살다 죽자고 생각했더니, 모든 일이 다 마지막이라서인지 세상이 다르게 보였고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었다. 죽을 각오로 일하자 풀리지 않던 일들이 하나둘 해결됐다. 2005년 3월 공장을 완공하고 3개월 뒤 글로벌 제약회사 BMS와 CMO 계약을 했다. 공장은 2년 뒤 아시아 최초로 FDA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설립 5년 만인 2007년 셀트리온은 6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망할 걱정하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시기에 들어선 것이다. CMO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회사를 팔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서 회장은 안정적인 CMO 사업으로 돈을 버는 대신 우리만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보자고 생각했다. 2009년 BMS의 CMO 사업을 중단하고 바이오시밀러로 방향을 바꿨다. 바이오시밀러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고 아무도 성공한 적이 없는 영역이었기에, 주변에선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다. 살아있는 세포로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 회장은 밀어붙였다. 국내에서 투자받기 어려워 2010년 5월 싱가포르 테마섹에서 2080억원을 투자받아 2공장을 지었다. 제품을 개발하기도 전에 생산설비에 선제 투자했다. 셀트리온은 2012년 7월24일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내놨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6년 4월6일 램시마는 FDA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이어 지난해 2018년 ‘트룩시마’와 ‘허쥬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서 회장은 올해 또 글로벌 의약품 직접 판매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회사 중 해외 선진국 시장에 직판 유통망을 갖춘 곳은 없다. 현지 파트너사가 40%가량의 유통 수수료를 받고 의약품을 판매해준다. 수수료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국산 의약품의 해외 진출 길을 열겠다는 게 서 회장의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성공요인>
1.완벽한 설비라인 구축 바이오시밀러는 철저한 품질관리가 생명이다. 서정진 회장은 미국 FDA기준의 70~80%를 수용하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승인사인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틀림 없이 기준을 100% 충족시켰고 아시아 최초로 FDA설비 승인을 얻을 수 있었다. BMS가 셀트리온을 선택한 이유도 이러한 서정진의 꼼꼼함 때문이다.
2.뛰어난 산업 이해도 의약품의 전문지식이 없었음에도 의약품과 관련된 산업을 이해하는 수준이 뛰어났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바이오 산업에서 자금을 모으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3.바이오시밀러라는 새 시장의 개척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바이오 시밀러 기업이다.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역경으로 가득하지만 성공했을 때 얻는 결실이 크다. 당시 바이오 업계 관계자 누가라도 바이오 시밀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섣불리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한다.
4.끊임없는 R&D 투자와 품질관리 시장에서는 뭔가 되는 것 같기는 한데 정말 제대로 진행 중인 것인지, 단순히 전 국민과 세계를 대상으로 한 사기 행각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신제품 개발에 매진했고 결국 결실을 보았다.
5.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도전 국내 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국내와 인식이 다른 해외를 잘 공략하여 해외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들였고, 창업 13년 뒤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램시마는 세계 항체의약품 바이오 시밀러 가운데 미국 시장을 뚫은 첫 번째 작품이다. 국내 생명공학회사가 글로벌 임상을 완수한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6. 블루오션 신 시장 발굴과 역경을 이긴 뚝심 경영 바이오시밀러에 눈을 뜬 뒤 한우물만 팠고, 힘들 때는 명동사채 시장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들락거렸다. 국내 투자자들도 바이오 문외한인 그를 외면할 때도 포기하지 않고, 셀트리온의 미래를 확신하면서 1조 4000억의 해외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를 세계 최초로 받아냈다.
<서정진의 기업가 정신>
1. 전공은 없다, 대학의 전공으로 평생을 사는 것은 바보. 창업 후 미국의 선진 제약사 공부했다, 의학과 약학에는 아는 것이 없었으나 독학으로 공부 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전공이 아니라 못한다는 말은 하지마라.
2.과감한 결단과 도전정신 망설이지 말고 돈 없다 하지 마라. 지적 수준은 큰 차이가 없다. 명문대 출신이든 아니든 지적 수준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하겠다는 목표와 도전 그리고 열정이 그 시작이다.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마라.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자기 확신이 역경을 이겨내는 버팀목이다.
3.운칠기삼을 명심하라. 사업 성공은 본인 실력이 10%, 운이 90%. 운은 로또가 아닌 사람이다. 은행, 직원, 주주와 같은 주변 사함들이 나를 도와주어야 한다, 내가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해도 30%의 필요조건만 가진 것이다. 70%의 운이 없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운이라는 건 결국 나를 돕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온다. 장사는 나 혼자 똑똑하면 되지만 사업은 혼자 잘났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고 구성원들이 참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사업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4.벤치마킹은 기업에 있어 중요하다. 벤치마킹은 기업이 현재 어디에 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5.진정한 기업가란 떠날 때 알고 미래 위한 씨앗 뿌리는 사람 창업자일수록 나이가 들면 ‘꼰대’가 된다. “저처럼 허허벌판에 성을 쌓은 사람들은 자기가 손만 대면 성공하는 미다스의 손인 줄 압니다. 교만하게 된다는 얘기죠.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자꾸 새로운 걸 하게 돼요. 그러면 회사 규모는 커지는데 실속은 없게 됩니다. ‘축성(築城)’한 사람은 물러나고 다음 세대가 ‘수성(守城)’하게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6.기업가 정신은 희생이다. 군림 아닌 헌신하는 사람 되어야 한다. 기업가는 회사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돼야지 군림해선 안 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회장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라는 생각을 가진다. 모든 사람에게 보람과 신뢰를 주는 것, 이것이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다. 기업가정신은 나를 버리는 것이다.
☆서정진의 초등학교론☆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기업인의 성장 단계를 초등학생에 비유했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1학년,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학년은 본능에 충실한 시기다. 기업가정신이 싹트는 3학년에 애국자가 되고 상생과 공존을 생각하는 4학년을 거쳐 5학년이 되면 다음 세대에 어떻게 기억될지 두려움을 가진다. 서 회장은 “기업도 사람과 같습니다. 창업을 하면 신생아에서 유치원, 초·중·고를 지나 성인이 됩니다. 처음 사업을 하면 본능적으로 망하지 않으려고 ‘죽을 둥 살 둥’하게 돼 있어요. 이게 1학년 단계입니다.”라고 했다. 다양한 사업에 실패하고 살아남기 위해 이것저것 찾다가 바이오시밀러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 1학년 단계에 속한다. 메리건 소장이 제넨텍 계열사 벡스젠에 추천서를 써준 것은 서 회장을 사업가 2학년으로 안내한 초대장이었다. 2007년 처음으로 600억 원 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은 망할 걱정하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2학년에 들어선 시기다. 돈을 많이 벌어 맘껏 써보려는 단계가 2학년이다. 오로지 돈을 버는 게 목표. 돈을 벌고 나면 일할 이유가 없으니 창업자는 놀러 다니거나 회사를 팔아버리기 때문에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기업이 크지 않는다. 직원들도 저 혼자 잘 먹고 잘 쓰려는 창업자 밑에서 열심히 일하려고 하지 않으니 미래가 없다. 사업이든 장사든 돈만 되면 뭐든 다 하는 2학년 단계를 넘어 어느 정도 돈을 벌면 더 이상 벌어서 무엇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돈 대신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서 회장은 “2학년 단계를 넘어선 기업가들이 많아져야 그 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했다. 기업이 성공해 3학년이 되면 애국자가 된다. 남들도 애국자라고 치켜세워주고 나라를 위해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국가, 사회와 갈등을 겪으면 이 나라가 내게 뭘 해줬나 원망하다가 공존과 상생을 생각하는 4학년이 되고, 5학년이 되면 다음 세대에 어떻게 기억될지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게 기업가정신인 것이다. 은퇴 후 6학년이 되면 창업 아카데미를 세우는 게 서 회장의 꿈이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교훈을 후배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다. 지금 5학년이라는 서 회장은 2015년부터 꾸준히 말했듯이 2020년 말에 은퇴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셀트리온의 성장성4가지>
*성장성 1. 선두주자로서의 우위 지속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열리는 시장”으로서 성장성이 가장 핵심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 상위권에 속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부분의 특허가 만료되어감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52%의 고성장을 누릴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연구 개발 뿐만 아니라 상업화에서도 가장 빠르게 앞서가는 선두업체로서, 2014년에 출시했던 램시마는 시장 확대를 통해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출시되는 트룩시마와 허쥬마, 램시마 SC 제형을 통해서도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first mover로서의 우위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성 2. 전제품 출격 준비를 마친 2018년
[신제품 출시, 시장 확대 효과 지속] 특허만료 일정에 맞춘 제품 출시 계획에 따라 셀트리온 그룹은 2018년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출격 준비를 마치고 2019년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제품을 출시하여 기존보다 더 큰 폭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2018년 하반기 유럽에서는 허쥬마가, 미국에서는 트룩시마가 출시되고, 2019년 하반기에는 미국에서도 허쥬마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됨 에 따라 신제품 출시 및 시장 확대의 효과는 지속될 것이다.
[First mover의 독점적 우위 점점 어려워져] 다만 최근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경쟁이 격화되면서 종전의 램시마만큼 first mover 로서의 독점적 우위를 누리기는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특허 만료 이전에 허가를 미리 받아놓고 대기하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여 제품 출시 때에는 3-5개 정도의 기업이 first mover 집단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성 3. 없던 시장이 생긴다.
[미국 내 인플렉트라, 2~3년 이내 본격적 성장]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대비 미국 시장의 비중은 2016년 기준 약 23%이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규제가 완화되기 이전이며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가 출시되기 전으로 미국이 평균적으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향후 성장성이 얼마나 커질지 알 수 있다. [램시마의 누적데이터는 미국에서 통할 가능성 높음] 램시마의 성공은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현재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이 약 50% 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램시마의 누적 처방 환자 수는 2016년에 이미 10만 명 을 넘어섰으며, 스위칭 데이터 등에서도 다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에 대비하면 압도적인 실제 처방 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은 real world data는 실제 처방에 서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되기 때문에 향후 미국 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간의 경 쟁에서도 인플렉트라가 우월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 공략 본격화로 미국 시장점유율 10% 넘어설 것] 2017년 4분기 미국 내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 브랜드명) 매출은 44백만달러로 집계되었으며, 2016년 11월에 출시한 이후 꾸준히 매출이 성장하여 상반기에는 시장점 유율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내 램시마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미국 내 인플렉트라는 2~3년 내에 급격한 성장기를 겪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트룩시 마는 2018년 하반기에 출시했으며 허쥬마는 2019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 인플렉트라의 추가적인 가격인하가 이루어지며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성4. 장기적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현재 가장 큰 리스크는 공급 Capa 부족 가능성]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일부 기업에게는 오히려 단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의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기업의 capa가 충분히 확보되었는지가 관건이다.
[셀트리온은 장기적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로 총 55만 리터 확보 ] 셀트리온은 생산능력 확보에도 적극적인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현재 셀트리온의 1공장은 기존 5만 리터에서 10만 리터로 증설을 마쳤으며, 해외에 신설 예정인 3공장은 당초 12만 리터 규모에서 3배 늘어난 36만 리터로 생산 규모가 확정되었다. 3공장까지 완공 시에 총 55만 리터로 세계 1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나는 종종 인간의 이기심과 희생정신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봉사 활동이나 반장, 과대표 등 앞장서서 시간을 들이고 노등을 해가며 무엇인가를 할 때, 남들은 왜 굳이 먼저 나서서 하냐는 말을 많이 했었다. 나는 내가 선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모든 일을 책임지고 도맡아 한다는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다만 남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다른 목적 또는 부수적인 효과를 생각하면서, 내 나름의 ‘값비싼 고난도의 신호’를 보내며 대부분을 활동할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냥 단순히 희생하고 몸을 바친다고 여기기에, 무엇이 희생이고 무엇이 이기적인 행동인가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한 것과 달리, 이타적 행위가 반드시 남들에게는 혜택이 되지만 행위자에게는 불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방학 때 봉사활동을 한 것도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었을 뿐이지, 완전히 손해 보는 행동이었다고 여기지 않는 이유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헌신과 자원 봉사, 동물의 이타적 행동은 정말 깊게 생각해보면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는 행동이라고 보인다. 진화적 게임이론에서 인간이 아주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를 드러낸 것처럼,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이타 행위를 할 때 가끔 손해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타적 행위로 보이는 것들은 실제로 총괄적인 인생에서는 이익이 되는 쪽으로 이끌어 가는 과정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기적 동기를 억누르고 ‘이타적’ 행위를 하는 것은 결국 어떠한 목적이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말한 반복-호혜성 가설처럼 우리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때 더 많이 도와주는 것도 내 생각의 근거가 된다. 내가 비협조적인 행위를 했을 때 상대방의 보복이 두려워서 결국 도와주는 것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이타적 행위라고 말할 때의 ‘이타성’은 사실 ‘이기성’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라고 본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겪고 접하다 보면 나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과 기사를 보며 오랜 시간 판단해온 결과 정말 개념적으로 아주 순수한 ‘이타’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책에서는 반복-호혜성 가설이, 해외 여행가서 팁을 남기는 행위처럼 아주 높은 확률로 반복이 안 되는 상황에서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곳의 사회적 규칙을 어기면 주변의 시선도 느껴지고, 그 사람의 생계유지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심적 편함을 위해 하는 행동인데, 왜 그것을 이타적 행위로 생각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순간순간의 행동으로 이타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장기적으로 물질적-정신적인 어떤 이득을 취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재난 지역에 성금을 내는 것, 장애인을 존중하는 것 역시 가장 근본적인 마음에는, 자신이 그 상황에 처했을 때 남들도 자신이 행동했던 것과 똑같이 대우해주길 바라는 뜻에서 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호혜적 인간 역시 자신이 받는 손해보다 타인을 응징함으로써 얻는 통쾌함이 더 크기 때문에 성립하는 것이다.
신뢰가 불확실성과 통제의 불완전성에 입각해 사회 관계적 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실체라는 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신뢰는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취약성을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 배우게 된 점도 있다. 개인선택 과정의 핵심은, ‘어떤 성향이 한 집단에 퍼져나가게 되는 과정은 성공적인 사람이 채택했던 전략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삶 속에는 수많은 선택의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그 모든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판단하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성공한 사례를 따라 실패를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인간 사화에서 이타적 행위가 진화했는지 여러 가설들을 주장하면서 설득해 나가는 구성도 깨달음을 얻으며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타’와 ‘이기’가 완전히 일치하는 가설도 상당수 있었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지나간 설명들도 많이 있었다. 나의 이타성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저자의 개념이 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