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유감]과 [메디컬 스캔들]은 개정판이기에 이름만 다를 뿐, 책 내용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의사유감/베르너바르텐스/박정아/알마
메디컬스캔들/베르너바르텐스/박정아/알마
이 책은 독일에서 의사로서 경험을 하면서 혼란스럽고 화가 나게 했던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외국이나 한국이나 문제가 되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수학원에서 강사들도 “저런 애들이 의사를 한다면 정말 만나고 싶지 않다”라고 할 정도로 도덕정신은 형편없는데 공부만 잘한 메디컬 학생들이 많은데, 그런 애들이 환자를 대할 때 어떤 생각으로 어떤 행동으로 어떤 말을 할지 굉장히 걱정스럽고 해당 환자가 느끼는 감정에 벌써부터 동정과 미안함이 생긴다.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서 과거 내가 겪고 불만을 품었던 경험들이 많이 떠올랐다. 의사가 너무 무능력해서 답답해 미칠 것 같은 경우도 있었고, 우리 가족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적도 많았고, 지인의 할머니는 정신 나간 전문의 오진 때문에 10년이나 잘못된 정신과약을 처방 받은 적도 있었다. 전부 자기 책임을 다른 의사와 다른 진료과로 책임을 넘기기 바빴고 바쁜척하기만 하니 의사에 대한 불신만 가득해졌을 뿐이었다. 그저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이라 오진을 하더라도, 환자의 불안감을 이용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바빴다. 물론 의사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하면서도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같이 걱정한마디 해주고 전에 한 말과 이름을 기억해주는 분들도 있었다. 가벼운 공감 한마디인데 의사에게 신뢰가 쌓이는 느낌이 들었고, 대기 환자가 정말 많은데도 5분 10분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을 보며,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더라도 재방문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대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어떻게 해야 환자를 더 많이 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이제야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다. 전에는 기사를 보며 3분 진료 불만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3분이면 할 것들 다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었었다. 또한 의사의 공감능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왜 필요한가? 가볍게만 생각했지만, 경험을 돌이켜보면 그 짧은 한마디인데도 나의 고통을 알아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호감과 신뢰가 생겼고, 큰 문제만 없다면 그 병원에 다시 방문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아주 무례하고 오만한 의사. 서로의 책임을 미루는 의사, 역겨운 망나니 같은 의사들에게 환멸이 났다. 정말 상당수의 의사만 없었다면 의학은 너무나 훌륭한 학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한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정말 무겁고 무서운 말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정말 쉽지가 않다고 여긴다. 그러나 의학은 완벽하지 않고 인체는 의사의 손안에서 100%마음대로 작동하지 않기에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이처럼 의사가 완전히 온힘을 쏟아서 치료를 했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책에 나온 대로 수술을 게임처럼 의사 간 승부로 생각해 결국 환자를 사망으로 이끈 의사들은 아주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학적 연구를 위해 환자에게 다른 거짓 이유를 대면서 긴급한 치료를 며칠 미루게 하는 등의 아주 이기적이고 역겨운 인간들은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의 자질이 한참 부족하다고 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자를 속이면서 상태를 악화시키는 이들의 무책임하고 소름끼치는 행동을, 치료를 받게 되는 그 환자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보복할 것인지 두렵지도 않은가. 상당수의 의사라는 작자들은 너무 자신의 지위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오직 수소의 의사만이 고된 노동과 집중력으로 신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을 뿐, 상당수의 의사는 아주 기본적이고 돈이 될 만한 일들만 하는데 오히려 이들의 권위의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만 있다. 수많은 환자를 봐서인지 원래 그런 인성인지 모르겠지만, 질문을 하면 귀찮아하기도 하고 반말하기도 하고 정말 돈을 벌기 위해 치료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행동을 많이 한다. 분명히 환자는 의사를 신뢰할 수 있어야 회복이 빨라지고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장사꾼들에게 과연 환자는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다양한 의사를 만나보고, 내가 나중에 환자의 절박함과 병의 수준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불능력이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의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면서, 상인이 되는 의사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의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해둬야 한다고 다짐했다. 진심으로 돈만 밝히는 쓰레기 같은 의사가 될 바에는 임상의를 그만두고, 차라리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가를 하는 것이 환자와 나를 위해 좋은 선택이다. 배운 내용을 잘 이해하여 진단을 잘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감정이입을 하고 사회봉사를 하면서 배려능력을 잃지 않도록 힘쓰는 일도 환자와 나를 위해 필수적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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