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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의학의 탄생/미셀푸코/이매진/의학적 시선의 고고학

의학적 시대적 단절을 추적한 의학사 연구에 관한 책이다. 인식론에 대한 철학적 개념도 거의 전무하고, 의학적 지식도 사실상 전무한 나에게는 이해하기도 힘들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한 문장을 읽는데도 이해가 안 되어 계속 반복해서 보느라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고학이 무엇인지, 담화분석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설명이 안 되어있어서 깊은 의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고, 관심분야도 아니고 아는 내용이 없다보니 단어 자체의 의미만 이해하며 읽으려고 했기에 정말 솔직하게 책의 절반이라도 말하고자 한 바를 잘 이해했는지 걱정된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임상의학의 탄생을 언어적 역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독특하게도 의학이 새로운 관찰기법이나 기술의 발전을 통한 병리적 원인을 밝혀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보이고 말해지는 것에 의한 언어적 관계가 밝혀지면서 인간의 몸을 이에 접목시키기 시작했기 때문에 임상의학이 탄생했다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의학이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과 그것을 드러내는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대상을 인지하는 주체의 경험의 수준이 달라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보이는 것을 강조하며 말하고 있다. 의학 자체로서 임상의학이 발전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체계가 생기고 적용되면서 의학적 지식을 교환할 수 있는 의사소통이 생기고 이로써 임상의학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점차 임상의학은 보이는 질병을 가진 신체에서, 시체 해부를 통해 보이지 않는 질병을 가진 신체로 시선을 옮긴 것이다. 이는 언어의 사회성에 의해 우리가 일대일 대응을 시켜가며 무엇을 정의하고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환자와 의사가 대화를 이어나가고 교육과 연구로도 지식의 획득이 가능해졌다는 의미 같았다. 가끔 생활하다가 우리에게 언어의 사회성이 없으면 어떻게 우리가 같은 대상으로 대화를 하고 의미를 주고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 적이 있었다. 아마 푸코도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이런 주장을 내세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 읽을 때는 물론 언어로 인한 지식교환도 기본적으로 중요하다고 동의는 하지만 이게 과연 임상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근본적 원인이 될까 의문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의문점은 해결되었다. 많이 경험한다고 반드시 지혜로운 것은 아니듯이, 우리의 인식 과정을 거쳐야 무엇이든 제대로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이다. 관찰하고 말하고 인식하면서 상관관계를 밝히게 되고 이를 통해 의학만이 아닌 어떤 분과는 시작할 수 있는 기초적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었다. 특히 의학적 분야를 통해 설명해서 그런 것이지 아마 푸코는 모든 학문의 탄생은 언어체계로부터 탄생했다고 철학적으로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다. 이러한 언어체계로 인해 새로운 공간화로 옮겨가고, 부자들이 다른 사람의 질병을 이해하는데 돈을 내고 투자를 하면서, 가난한 자에게는 질병의 고통을 덜어주지만 부자들에게는 안락함을 보장하기 위한 지식을 만드는 계기로 발전하면서 1차 공간화, 2차 공간화, 3차 공간화로 점차 발전되었다고 한다. 책의 초반에 임상의학의 탄생이 서로 다른 계기에서 출발한 의도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 도대체 이해가 안 갔는데, 억지로 읽어가며 책의 후반부에 와서야 임상의학의 탄생을 단순히 과학적이고 정치적이며 경제적인 이데올로기에만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의학이 건강보다는 정상의 문제에 관심을 나타낼 때, 비슷한 시기에 과학에서도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서 건강과 죽음을 구분하는 지식 영역의 확장이 있었기에, 의사는 단순히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의 신체를 의학적 권력과 시선의 대상으로 정상인과 환자를 가르는 언어로 지식으로 작동시키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또한 병원구조개편, 의료행위와 교육에 관한 법률 제정들을 통해 사회 경제적 요인이 임상의학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장을 의학지식에 부여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주 근본적인 인식론적 사건들도 다시 한 번 새롭게 고려해봐야 하는 것이었다. 아마 기존의 철학 책들과 다르게 의학도를 겨냥하여 기술하면서,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지식에 갇혀 있는 의대생들에게 지식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인 요소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공계와 메디컬 학생들에게 분과학문의 통합적 중요성에 대한 생각을 한 번쯤 할 수 있게끔 도와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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