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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의 터닝포인트24/로버트E.애들러/조윤정/아침이슬/히포크라테스에서 인간유전체까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막연하게 우리가 지금 접하고 있는 의학은, 어느 시점부터 과학적인 발명이 나타나면서 연쇄적으로 의학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류의 조상들은 어떻게 부러진 뼈에 부목을 대고 고정을 하면 골절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어떻게 토착문화가 건강과 질병에 대한 이론들을 가지고 있었을까 의문도 들었다. 의학적 발전의 역사를 연속해서 읽으면서, 급격하게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새로운 것들이 발견되면서 앞으로 미래 의학의 발전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생명, 건강, 질병의 기초적인 부분부터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들을 확보함에 따라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난치병과 불치병들은 천연두처럼 서서히 정복 가능한 질병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의학이 발전되기 전에는 인간의 몸에 대한 지식이 없었으므로 정말 다양한 진술이 가능했으며, 어떤 주장도 확실히 반박하거나 증명해내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분야나 새로운 분야에서는 권위자가 한 주장이 꽤 오랜 시간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에 맞서는, 책을 읽으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두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헤로필로스는 자신의 발견 기초를 토대로 권위자의 견해에 반박하고,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자신들이 해부를 통해 배우고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외과학을 발전시켰다. 이들을 보며 진정한 과학자는 어떤 독단에 굴복하지도 않으며, 자신이 세운 이론이 독단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사람이며, 나아가 자신의 이론조차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들이 주장한 이론과 견해가 다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그들의 연구와 발견으로 인해 우리 인체가 더 이상 신화적인 존재가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장애가 찾아올 수 있는 하나의 기계라고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토스가 해부학 연구를 크게 진전시킴에 따라 이전까지 지극히 신성한 신비의 세계로 남아 있던 인체의 내부가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차츰 학문적인 발전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많은 과학적 발견에 의해 근거 중심의학이 시작되었고, 임상실험과 근거를 발견해내며 이들은 의학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지금의 인간수명의 연장과 삶의 질의 향상을 목표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한편, 의학의 경계를 확장하는 일은 그 대가로 목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의학도 다른 학문의 경우처럼 명민한 통찰력과 함께 관행과 타성에 타협하지 않는 용기를 가진 인물들 덕분에 발전을 거듭해왔던 것이다. 이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어 지금 우리는 많은 전염병들을 정복할 수 있었는데, 자신이 뜻하는 바를 달성하고 이루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런 모티브를 만들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자신이 전염의 위협 속에 있기에 자신의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 한 행동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흥미를 느꼈고,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활용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었기 때문일까. 심장의 혈액순환운동처럼 오늘날에는 너무나 자명하게 보이는 과학적 견해도 의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러야 했다고 한다. 아마도 모두 기존 학계의 편견과 선입견, 불신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문제의식이 생기고 제대로 원인을 진단하려면, 편견에 속지 말고 제대로 원인 짚어내고, 내가 생각하는 원인에 대해 반대되는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되었다. 과연 그럴까하고 끊임없이 나의 생각에 거침없이 던지는 물음표는 진실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또한 원인과 이유를 짚어 낼 때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차가운 눈이 필요하지만 밝혀낸 원인으로 문제를 치료할 때는, 가슴에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릇된 정보가 넘치는 정보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이러한 사고능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편견을 구분해내고 없애는 일이 나에게 필수적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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