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청 후 감상
사실상 제주4.3사건은 5.16이후 군사정권에 의해 긴 세월동안 금기시되는 주제였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연구와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 중이라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중앙정권과 멀리 떨어져 있었고 육지 사람들과는 다른 주민의식이 있어서 소외의식과 배타성이 강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경찰의 가혹한 행위와 수탈로 불만은 고조되고, 증가한 인구로 인해 발생한 생필품의 부족과 전염병의 확산은 이들을 더 힘든 삶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서북청년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귀환동포들이 가져오는 귀한 생필품들을 밀수품으로 판단하고 압수해 상인들에게 비싸게 되파는 형식으로 돈을 벌었다는데 이는 정말 악랄한 행동이라 생각하며, 제주도민들이 커져가는 불만과 삶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을 것을 상상하니 너무 답답했고 이들을 탄압한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게 여겨졌다. 게다가 3.1절 총기발포사건은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고 내가 지금 그 당시에 살지 않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늘 지녀왔고, 삼수를 하면서도 늘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지만 실제로 문제가 발생하고 책임을 져야만 하는 상황이 오면 불안하고 두려워올 때가 있다. 그러나 나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남들이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다면 반드시 책임을 지는 행동을 하고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처음에 경찰이 말을 타고 가면서 아이를 친 것을 알고 그 아이의 생명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했다면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더 큰 피해를 일으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쉽게 풀릴 수 있었던 일을 겁이 나서 피하려고 하다 감당할 수 없는 큰 파장을 불러오게 된 것이다. 제주도 사태는 이승만 세력의 눈에는 제주도가 중앙정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간주하고, 제주도를 소위 빨갱이 섬이라고 왜곡하면서 군 병력을 증강하여 제주도 초토화 작전을 개시했다. 이로 인해 특별한 포고문도 없이 주민들을 상대로 잔혹한 살육이 벌어졌고, 5개월간의 집중적인 살육이 자행되었다. 사망자 3만명 중 대다수의 무고한 주민은 갑작스럽게 희생된 것이었다. 이들은 그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조차 모르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토산리 마을학살과 가시리마을학살 북촌마을 학살을 찾아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하루하루 그저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몇 무리의 이기적 정치행동으로 총살당하고, 성폭행 당한 후 무참히 죽임을 당해야 했다. 호적을 대조하여 한사람이라도 없으면 도피자 가족이라 취급하여 모조리 죽이고,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없는 경우 그 부모나 형제를 죽였다고 한다. 타인의 행복과 삶의 욕구를 짓밟아 버린 이들의 행동에 역겨움만이 남는다.
2.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역사
정의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여러 가지 대답이 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기회의 평등. 중용의 덕, 선이 가장 우선되는 것. 그러나 나는 특별히 정의의 개념을 ‘이것이다‘라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수많은 사회현상이 있는데 그중에 몇 개를 경험해보고는 입으로 ’그건 이거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그 사람의 짧은 삶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정의에 대해 알고 상황에 맞추어 가장 올바른 행위를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A와B 사건이 있을 때 무엇이 얼마나 더 의미가 있는가는 지금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역사에 있어 의미란 것은 당시 사건 그 자체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란 사실과 해석으로 구성되고, 사실과 해석에는 우열이 없다고 한다. 우열이 없다는 말은 너무 사실에만 집착해서도 안 되고 해석에만 집착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역사적인 사실과 아닌 것을 가려내는 것에는 해석이 필요하다. 사실만 집착하면 무의미한 사실을 다려내지 못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해석에만 집중하면 역사를 쓰는 게 아니라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 선동과 다름없어 지는 것이다. 또한 역사는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소통이라고도 생각한다. 교훈적인 측면으로의 소통. 옛날 말에 틀린 말은 없다는 말처럼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도움을 주는 이정표가 되어 주는 것이 바로 역사이다.
3.우리의 역할
제주도민들의 수난과 그들이 겪은 말할 수 없는 고통, 엄청난 무고한 희생자들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유족들은 하소연은커녕 부모가 토벌대에 의해 살해된 자실들은 ‘폭도자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고 친인척과 자식들은 연좌제에 의해 앞길이 모두 막혔을 것이다. 6월 항쟁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자 진상규명운동과 여러 가지 학술적 연구가 시작되었고 그러한 활동들은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활동은 일부의 민간단체의 노력만으로 국한되어있고 정확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그 당시 정부와 미국 간의 비밀자료를 공개하고, 진상규명에 대한 노력과 유족들에 대한 심심한 사과 및 보상 활동도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들 역시 더 이상 무관심하고 재미없는 과거의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해야하고, 비겁한 정치인들과 역겨운 그들의 이권 차지를 위한 싸움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올바른 비판적 정치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4.3사건은 남로당 선동에 의한 일반시민의 추모 및 정부 차원의 진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옳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주 일부 유가족에서도 이것을 매스컴화라는 것에 대해 왜 꺼려하는지 알아야한다고도 생각한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말은 조용조용한데, 살아있는 자들의 목소리는 거칠다. 아마 겪었던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기 때문에 큰소리 칠 필요가 없지만, 사태를 바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큰소리로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야만 그 큰 소리로 그들이 의지할 가치나 이념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상을 보면서도 이게 정말 사실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무고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사건의 깊은 속내에서는 어떤 의도적 행동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기에 영상을 완전히 믿기는 힘든 것 같다. 정직한 법치보다는 역겨운 떼 법으로 이상한 판결과 선동으로 가득한 거짓 정보, 표 얻기 식 현실성 없는 거짓 발언, 자기 공세우기 바쁜 정치인, 주변의 참된 지식인과 전문가들을 두고 편협한 시각으로 판단하는 정치인, 찬양하고 추앙하고 떠받는 식의 소름끼치는 무식한 선동가들, 알맹이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보여주기 식 행동, 정권에 따라 바뀌는 메스컴 제목과 내용들, 거짓이 솟구치는 선동기사들. 요즘에는 무엇이 사실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따라서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도 된다. 어떻게 팩트를 확인하고 올바른 의문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사실이 과연 진실인가 라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되도록 말을 많이 아끼고 과학적 근거가 있는 내용만 믿게 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우리가 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사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특히 ‘역사’는 지배집단의 이익달성을 위해 계속해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믿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우리가 참된 인간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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