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개론-전통 한의학을 찾아서/ 내가 바라는 한의사/ 한의학의 발전과 미래
옛날과 같이 무보수로 치료해주던 농경시대가 아닌 오늘날에는 의료보험제도, 과다한 한의사 배출, 양-한방 의료 공급 과잉 등 이윤 추구의 산업정보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경영위주의 의료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 고유한 의료정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의학은 현대의학과 대등한 전통의학으로서의 위치를 찾을 수 없으며 한의학의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한방인의 의료정신은 인술이며, 이런 인술정신이 없으면 그것은 곧 민간의학이나 토속의학일 뿐이고 그 시술자는 진정한 의사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술이란 의사와 환자사이에서 환자 질병의 고통을 의사가 측은하게 생각하여 생명에 대한 존귀한 애착을 갖고 치료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앞으로 의사는 ‘인술을 베푸는 의사’라기보다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는 의사의 생명을 살리는 역할, 의학지식의 전문성과 차별성, 그리고 의사의 희소성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의 발전과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 이중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역할’ 외에 다른 것은 모두 사라졌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의학지식들은 더 이상 전문지식이 아니며, 차별화되지도 않고 의사 숫자는 크게 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의사의 역할과 입지가 더욱 크게 바뀔 것이다.
직업인으로서 의사의 전망이라는 질문에 대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이라는 심오하고 신비한 학문은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임상의사가 되어 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거나, 죽을 때까지 풍족한 삶보다 보람 있는 삶으로 만족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의대에 진학하시는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임상의사가 되어 돈과 명예를 누리겠다는 생각을 가지셨다면, 절대 의대에 진학하지 마라” 라는 답변을 보았다, 차라리 앞으로는 다양한 바이오 Health care 산업의 분야에 그 전문성을 활용하거나, 한/의대를 졸업해서 임상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의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는 것이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씁쓸하지만 향후엔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에서는 지식의 대결보다는 손기술의 대결이 사람에게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항상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항구성을 갖고 고집하여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이무항이면 불가작이무의” 라고, 의사나 무당은 많은 사람을 상대하여 환자의 고통이나 인간적인 갈등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희망적인 지침을 주어야 하는데 마음에 항상심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마음이 흔들려 실행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한의사도 복잡한 사회생활 속에 환자의 고통을 같이 느끼면서 진료를 하다보면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고 항상심과 지혜가 떨어져서 재충전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면서 내가 실수를 하게 되면 환자와 환자의 가족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게 될 수 있다. 또한 아무리 초반에는 정의롭고 진심으로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한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더라도, 나중에 수입을 늘이기 위해 환자의 건강보다는 편법과 과대진료를 통해 자신의 주머니를 불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게 하려면 언제나 자신의 초심을 상기하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한의사는 현대의사들과 같이 기계나 검사에 의한 진료가 아니라 한의학적 지식과 지혜를 닦아 인품과 덕망을 갖출 수 있는 정신수련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옛날 우리들의 선배들은 정신 수양의 기초 위에서 지혜를 닦고 그 위에 책을 외우고 이해하는 공부였지만 오늘날 현대 공부와 같이 먼저 이해하고 다시 외우는 정반대의 공부를 하는 방식이어서 오늘의 한의대 학생들은 의식구조에 갈등을 느끼는 경향이 많다는 점을 지적 했다. 그러나 , 갈등과 이해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현대적 학문에 대한 의식구조와 학문은 잠시 접어두고 선배들이 지혜와 수련을 닦아온 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이 현대 한의학의 방향을 올바로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라는 점은 쉽게 공감하기 힘들었다. 현재 2-30대가 한의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커뮤니티에서도 한의학의 비과학적인 부분과 교육과정 내에 있는 부분을 집어가며 한의학과 한의사를 욕하고 있는데, 학교는 대책도 없고 한의대 학생 커뮤니티에서는 한의대 교육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의학의 역사나 한의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토대인 (현대관점에서 비과학적으로 보이는)사료들은 가볍게 집고 넘어가야 하는데 학점은 크고 시험도 유난히 자주 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과목에 오히려 집중하지 못한다는 내용들이었다.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그냥 갈등은 접어두고 선배들의 길을 그대로 따라만 가라는 것은 그저 책임 없는 사람의 말이라고만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키고 과학적 근거를 찾아내 환자와 국민이 믿고 한의원에 찾아 올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한의대 교육과정에도 과거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안일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재학생 졸업생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으로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혁용 한의협회장도 분명히 이점에 대해 언급했고, 국시 내용에도 문제가 있음을 토로했다. 이런 점은 나 혼자서는 결코 바꿀 수 없는데, 전국 한의대와 한의협에서 책임지고 변화할 수 있도록 신경 써 확실히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이나 대만에 가면 한의학이 발전되어온 역사관이나 약재 전시관이 최첨단 시설로 막대한 투자를 하여 관리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설들은 이곳을 둘러본 방문객들의 한의학에 대한 선입관을 바꾸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것이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과 정신적 정통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현재 한의대는 의대에 비해 위축되어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고, 적응하기 힘들어 학교를 나가는 학생들도 많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한의대에 분명히 문제점이 존재하고, 중의학과 일본 캄포에 비해 지원규모도 형편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 정책적으로도 도움을 확실하게 받고 지원혜택을 잘 받기 위해서는, 한의학이 왜 존재해야하고 서양의학보다 우수한 점은 무엇이고, 한의학이 특별하게 잘 치료 하는 과목은 무엇인지도 국민에게 알려야한다. 20-40대 청장년층에게도 한의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전달해 한의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의학계는 선배들이 발전시켜온 학문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 또한 한국 한의학의 역사관이나 약재 전시관이 얼마나 소중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비교 연구를 통한 차세대 한의학에 대한 구상과 전통의학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킬 정신과 학문 이외에도 특히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한의대 교육내용이 중국 한의학의 답습이 아닌 한국적 전통의학의 내용을 창의적으로 계승하여 교육할 수 있도록 한의계의 지원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국 전통 한의학의 계승과 발전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방병원과 한의과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의과대학의 한방교육과 삼성, 중앙 병원의 시스템 운영 및 중국의 협진 운영에 대한 연구의 방향을 이해라고 한의학 특유의 참선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나 또는 특정 질환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하는 특색을 충분히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협진에 대비한인재양성이나 협진 교육개혁에 대한 교과과정 프로그램의 개혁이 특히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또한 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면서도 앞으로 선 졸업한 한의사들에게 교육은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야할 것이다. 현 한의대학생들의 역할도 앞으로 한의학의 발전과 존재여부에 큰 역할을 할 것이기에 학생들의 의견과 주장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선배들과 한의협의 태도가 필요하다.
우수한 한의과 대학으로 존립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의료사회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협진시대에 필요한 고급인력의 한의사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의 문제점을 냉철히 비판하고 오늘의 문제점을 드러내어 학교 당국과 교수, 학생 외에도 졸업생의 협조를 받아 미래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받는 등 공동체적 이해기반 작업이 필요하다. 그저 대학병원을 개설하고 수입을 올리는 면에서 외적인 발전을 계속하다가는 부실병원으로 몰락하는 시기가 분명이 곧 닥쳐올 것이다. 학과의 교수 중심의 교과 편제는 협진과 임상 중심의 교육편제로 개선되어야 하며, 기초학의 교육도 객관성이 있고 능률적인 이용 가치 면에서 재검토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한의사는 처방을 구성할 때 약 맛이 어떻게 될 지를 잘 구상하여 처방을 만들거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물의 양을 얼마나 넣고 몇 시간을 졸이고 언제 복용하느냐도 체력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요즘은 병만 생각하고 약 맛이나 분량을 조절하지 않고 짓는다면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먹지 않으므로 병을 치료할 수 없다. 따라서 병 치료에도 환자의 구미에 맞추어 맛깔 나는 약을 지을 둘 알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약국이나 편의점에 쉽게 구해 흔하게 마시는 쌍화탕이나 활명수도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약의 생리를 알아야 약값을 정하고 그에 맞는 보존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사람에 맞는 약을 처방해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한약은 계절에 따라 쓰는 약이 다르고 채취하는 시기가 맞아야 약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양약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한방에서는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동화되어 자연스럽게 조화시켜 살아가는 삼재지도를 지키면서 살기 때문에 현대와 같이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양방적 사고와는 약을 쓰는 방법이 다른 것이다.
인간의 체질은 계절에 따라 외부환경으로부터 풍, 한, 서, 습, 조, 화에 영향을 받아 체질에 밸런스를 맞추고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이나 약물은 육기에 나타나는 한, 열, 온, 냉의 4기에 맞게 그리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이나 약의 내용을 맞게 조절해 써야한다. 사회적 인식에 대해 한의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제약회사의 한약 제형화의 발전과 대중화는 한의학의 본질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런 제약들이 한의사의 영역을 좁아지게 하고 한의사들이 바라고 있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벗어난 이권단체들의 나눠먹기식 경쟁으로 상업적인 방향에서 개발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후생성이 지역마다 모니터링을 설치한 결과 한약 제품인 감기에 쓰는 갈근탕, 소시호탕 등 18종이 간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인체의 면역기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져 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의 한방제품이 한방 이론에 의해서 쓰고 있는지 아니면 약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사용하고 있는지 과학적 근거 없이 만들어져 마구 판매하는 행위는 앞으로 확실하게 국민 앞에 규명하여 발표해야한다. 단지 제약회사의 수익성을 위해 생성된 제품이라면 이것은 매우 위험한 사건으로 국민 보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일본과 같이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이 설치되어야 하고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규명된 후에 판매되어야 한다.
한의학에서 한약을 쓰는 내용과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모든 문헌을 시대와 개인의 체질 변화에 따라 환자의 생체리듬과 병적 증상과 원인이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을 항상 분석하여 한약의 처방을 바꾸거나 가감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로 한의학의 독특한 방법인 것이다. 같은 처방이라도 수치, 품질, 분량, 배합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것이 한약의 특징이다. 한약 처방은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에 의해서 쓸 때만 부작용을 예방하고 생체의 면역기능과 리듬에 맞게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대 산업 정보화 시대의 복잡한 환경 때문에 현대인은 편리성만 중시하여 약효가 떨어져도 쌍화탕, 과립, 산제 특히 탕제도 팩에 넣어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효과 중심의 방법이나 이용이 소외당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 치료에 약의 이용은 편리성 위주보다는 효능을 정확하게 이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효과를 못 얻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는 오히려 한방에 대한 불이익과 안 좋은 시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나 옷깃에 비비거나 혈에 침을 찌르고 다시 비빌 때 시술하는 의원의 체질에 따른 특수한 전기 전하를 발생시켜서 환자의 아픈 부위에 전하를 주입시킴에 따라 기를 발병 전보다 원활하게 순환시켜 건강할 때의 기 순환 상태로 복귀시켜 병을 치료한다고 했다. 옛 선조들이 금, 은, 동으로 만든 침을 사용한 것은 전기 전도율이 높아 침술의원 체질의 특수한 전하를 환자에게 잘 통하게 하는 자극을 주어 인체에 해로운 전하를 방출시켜 줌으로써 신경세포와 통증부위에 치료효과를 높게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 많이 배우지 못해 그럴 수도 있지만, 인체를 설명할 때 ‘나쁜 전하’ 라는 말이 있던가 라는 의문이 든다. 특히 유명한 침 시술자에게 침을 맞을 때 치료효과가 높은 이유는 특수하게 풍부한 전하가 환자에게 전하방전현상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게 정말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인지 아니면 상상속의 이론을 꺼낸 것인지 빨리 배워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설명을 하더라도 ‘나쁜 전하’ 보다는 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 좀 더 과학적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단어하나하나도 신중하게 선택해서 사용해야 우리가 과거에 뒤쳐진 구시대적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침구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오직 침 자극을 강하게 주기 위해서 비비거나 침봉을 튕기거나 쑥뜸을 사용해 침봉을 따듯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근래 중국에서는 침에 전류를 통하게 하고 강 자극을 주어 효과를 증대시키거나 전기 마취시키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그러므로 옛날 선철들이 전도율이 높은 금, 은, 동 만을 사용하여 머리카락이나 옷깃에 비비거나 혈에 찌르고 좌우로 비비는 목적이 전하를 방출하게 하여 치료효과를 높이는 목적이었다면 이것은 현대 침구치효 이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견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옛날 선철들이 이러한 과학적 방법에 근거를 두었다면 이것은 매우 흥미 있는 침구학의 과제로서 다시 이론적으로 규명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옛날 한의사들이 알콜 소독도 없이 침을 머리에 비비는 것을 보고 이차 감염의 소지가 있는 무지한 행동이라고 성토했을 때 어느 한의사는 신문을 통해 머리비듬은 살균력을 갖고 있다고 반박한 글을 보고 꺼림칙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우리가 좀 더 자연 과학적 지식과 전기전하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갖고 전하 방출로 신경세포를 활성화 하여 치료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면 그 얼마나 놀라운 설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침구임상에서는 침의 재질이 강하고 녹이 슬지 않는 합금 종류의 스테인리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기저항이 높아 옛날 금, 은, 동과 비교하면 전하 방출 전도에 의한 치료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만약 이 전하 발생에 대한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면 침구학계에 놀라운 새로운 이론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도 시대적 새로운 질환에 대해 치료개념을 바꾸어 창의적인 처방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이제는 한방도 새로운 병에 도전해야 발전한다.
한방에서는 화상을 입었을 때 우리가 일상적으로 식용에 쓰는 참기름만 발라도 살균이나 진통,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는 현대의학의 어떤 약보다도 낫고 피부조직의 재생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양방에서는 콩기름·참기름·소금 등을 바르는 것도 전혀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상처가 커지거나 흉터가 더욱 심하게 남을 수 있으며, 더덕가루·알로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니 함부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한다. 이처럼 하나의 치료법에 대해 이렇게 완전히 다른 견해가 있어 의사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막상 화상을 입었을 때 무엇을 믿고 따라야 하는지 몰라 복불복 상황이 되고, 뿐만 아니라 한의사나 의사도 무엇이 더 좋은 치료법이고 실제로 효과를 내는 것인지 정확히 판단 못해 자신이 믿고 배운 방법으로만 치료 하려하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민간요법 수준의 내용을 한방에서 사용하려면 단순 플라시보가 아니라 실제로 그게 효과가 있고, 과학적으로도 증명해 보일 수 있어야 하는데 한의계에서는 지금까지 뚜렷하게 이렇다 할 증거조차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양방에서는 과학적 증거와 치료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데 한방에서는 그저 ‘~이렇게 해라, ~책을 보면 그렇다’라고만 하니 정말 한심하게 생각될 뿐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3가지 면의 지혜를 배운다고 한다. 그 하나는 가정에서 부모님께 배우고 또 하나는 사회에서 선후배에게 배우고 그 다음은 책에서 배운다고 한다. 현대에는 옛날과 같은 스승의 진실한 충고보다는 스스로 느끼고 감명을 받는 것이 오히려 인생의 참 교육에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틈틈이 시간 날 때, 게임만 하면서 시간 보내기보다는 다양한 책을 읽고 마음의 양식을 쌓으며 미래의 한의사가 될 나를 위해 알차게 지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병원도 하나의 기업으로서 우수한 인력, 고가의 장비, 최고의 기술, 최대의 서비스를 갖는 병원으로서, 경영합리화를 할 수 있는 병원, 의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는 인간 육체의 병은 잘 이해하고 있지만 정신이 어떻게 병들어가고 있는지는 잘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한의사가 되면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되, 환자의 고통이나 의사에게 의존하려는 정신적인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공감 가능한 한의사가 되고 싶다.